신년 계획, 그리고 내 삶의 변화

작년 초부터 9월 말까지는 코로나로 인해 근무 시간도 많이 줄었고 외출도 자제했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도 항상 여유롭지 못했고, 활동량도 많이 줄어서 몸 상태도 건강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가 맞물려서 심적으로도 피폐해져 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작년 9월 말부터는 생계유지를 위해 결국 원래 다니고 있던 직장에 추가로 파트 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었고 체력이 바닥이 난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하게 일을 하니 온몸이 아프고 성치 못했다. 물론 일을 많이 하게 되니 금전적인 걱정으로부터는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되었는데 사실 이것은 12월 되고 나서부터였다. 그동안 수입으로 메꿀 수 없는 부분은 신용카드로 지출을 해 왔고 매달 최소 금액만 갚아왔기 때문에 수입이 늘게 된 후로는 낼 수 있는 만큼의 금액을 전부 갚기 시작 했고, 자동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들도 한둘씩 해결하면서 버는 대로 모으지 못하고 써야 했었다. 그러다가 조금 여유가 생기기 시작해서 12월부터는 저축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2021년은 총체적 난국인 한 해를 보냈는데, 새해를 맞이하면서 2022년은 절대로 2021년처럼 살아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신년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총 세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가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하기, 두 번째가 저축, 세 번째가 자기 계발이었다.

작년 파트 타임 트레이닝 기간이 끝나고 나서부터는 병원에서 주 2일 파트타임으로 주 5일 일하면서 주 7일 일하는 생활을 석 달 가까이 지속하였는데 이때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하고 치우는 등 식사를 하기 위한 시간적 체력적 여유도 없다고 느껴져서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다. 일을 다녀와서 씻고 나면 기진맥진 해서 누워서 쉬다가 잠드는 경우가 많았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건강에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우선 직장에 얘기해서 2022년 1월부터는 주 5일에서 4일로 하루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로 하였다. 그리고 운동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약 3년간 주 1회 치팅 데이를 가지면서 저염분 고단백질 식단을 유지하며, 주 3일 고강도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 나머지 4일은 유산소 운동, 그리고 하루는 휴식하는 생활을 하다가 미국에 돌아오면서 운동을 아예 끊고 식단도 되는대로 막 먹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예전만큼 고강도 트레이닝이나 엄격한 식단 관리를 갑자기 시작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올 것은 당연한 일이고 코로나 때문에 gym에 나가는 것도 사실상 꺼려지기 때문에 우선은 산책을 시작하기로 했다. 초반에는 하루라도 빼먹지 않고 매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오후 10시에 퇴근하는 날도 5천 걸음을 채우곤 했는데 다음날 오전 6시 기상해서 출근해야 하는 날은 다음날이 너무 힘들어져서 결국 스케줄에 따라 가능하면 걷는 것으로 바뀌었다. 되도록 많은 양의 장을 보지 않는 날은 마트까지 걸어서 다녀오고, 밥을 사러 가는 것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 걸어서 다녀오거나, 업무 중 쉬는 시간에 짧게 산책을 하거나 하는 식이다. 그리고 1월 중순부터는 왜인지 플랭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플랭크를 시작했다. 원래 1분으로 시작했는데, 처음 며칠은 30초만 지나면 온몸이 빨개지고 부들부들 떨렸다. 1분이 지나고 나면 몸에서 땀도 조금 나기 시작했다. 나는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 편이라 땀이 조금 나오기 시작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다가 1분을 해도 땀도 나지 않고 예전처럼 힘들지 않아서 조금씩 시간을 늘리고 있는데 이틀 전부터는 1분 10초 동안 플랭크를 하고 있다. 확실히 일을 오래 하는 날도 예전처럼 힘들지 않고 특히 무엇보다 코어에 힘이 붙기 시작하면서 자세가 좋아졌다. 골반이나 다리 그리고 허리가 아팠던 것이 사라진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고 느낀다. 그리도 좋은 습관을 하나씩 더해가면서 명상과 습관적으로 물 챙겨 마시기도 시작했는데 장운동도 활발해졌고 여러모로 예전에 비해 건강해 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고 그럴 때마다 행복감을 느낀다.

2022년 계획 중 또 다른 하나는 저축이다. 금전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니 금전적인 자유가 인생에 있어 얼마나 다양한 각도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몸소 체험하고 나니 저축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현실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저축 계획은 가계부 쓰기, 세금을 제외한 수입의 40%는 따로 저축하기 그리고 저축한 금액을 투자할 곳에 대해 알아보기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뉜다. 우선은 가계부 쓰기. 나는 지금까지 꾸준히 가계부를 쓴 적이 없었다. 물론 단순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기록하고 기록한 내용을 리뷰하며 소비 습관을 교정해 나가고 저축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기록조차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은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보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 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메모를 남기기로 하였다. 사실 1월 중순 조금 지나서는 이걸 매일 해야 하나, 귀찮은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지출이 없던 날이 며칠 겹치면서 거의 일주일 가까이 기록도 메모도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나중에 한 번에 몰아서 쓰긴 했지만, 가계부를 적고 메모를 하는 것만으로는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당장 큰 변화가 보이지 않으니 재미를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억지로 꾸역꾸역 써서 1월 말일까지 어떻게든 가계부를 쓰는 습관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며칠 전 연말 정산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시간이 있을 때 예비 정산을 하기로 했다가 깊은 충격에 빠졌다. 가계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경험이기도 했는데, 내가 생각보다 소비 습관이 좋지 않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수입의 40% 저축하기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이것은 새해 계획 중 마지막 계획인 자기 개발과 맞물려서 어쩔 수 없이 상당한 지출이 생긴 부분이라 지금은 체념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는 있지만 이래저래 1월 저축 계획은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남은 11개월을 생각해 보면, 아니 그보다 더 나아가서 앞으로 남은 내 일생을 위해서 저축 계획을 세운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올해 계획 중 마지막은 자기 계발이다. 그냥 자기 계발이라고 하면 너무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뭘 할까 하다가 책을 다시 읽기로 했다. 그 외에도 내 블로그 만들기 새로운 것 배우기를 계획 리스트에 추가하게 되었다. 우천 내가 좋아하지만 자기 계발에도 도움이 될 만 한 것을 생각하다가 책 읽기를 생각해 내곤 무릎을 탁 쳤다. 그리곤 바로 책 한 권을 주문하기로 했다.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긴 했지만, 무사히 책을 받아 볼 수 있었고 책이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하루에 조금씩이라고 읽고 있다. 책을 다시 습관처럼 읽게 되면서 좋은 점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이나 지식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혹은 더 깊게 알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고, 여기서 나아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총, 균, 쇠라는 책인데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을 바라보게 됐다는 부분일 것이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 섞여 있는 곳이고 고속도로에서 내리면 보이는 거리, 산책을하면서 보는 웅장한 크기의 2층 주택들 그리고 우리 집 주변의 평범한 아파트와 주택들과 같이 다양한 거주 환경을 걸어서 40분도 되지 않는 반경에서 모두 볼 수 있고, 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인종도 문화도 환경도 전부 제각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는 산책을 할 때도 그냥 단순히 걷는 것이 아니라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의 차이는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 하게 되었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왜,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자신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1월이 다 지나가고 있고 아직은 절반밖에 읽지 못했지만 앞으로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고 남은 장에서 그리고 또 다음으로 읽을 책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될지 몹시 기대가 된다. 책 읽기 외에도 올해 들어 자기 계발에 대해 생각하고 나서 새로 시작하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학교에 다니고, 국가 자격증을 따기로 한 일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막연하게 ‘병원과 관계된 자격증을 따거나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지?’ 하고 생각만 해 왔는데 운동, 가계부 쓰기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실천에 옮기는 것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무작정 자격증과 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간호사가 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지금의 내가 감당을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우선은 코딩이나 빌링 (보험 청구 관련) 쪽을 알아보다가 코딩과 빌링을 배우기 전에 채혈을 먼저 배우는 것은 어떠냐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해당 분야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 알아보고 나니 다행히 학교를 다시 다니고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조건은 전부 충족된 다는 것이 분명해 졌고 바로 학교에 등록을 했다. 사실 등록금이나 학비가 지금 내 사정에 그렇게 만만한 금액은 아니라 고민을 많이 했다. 거의 2주 동안 계속 고민했다. 저축하기로 했는데 학교에 다니고 자격증을 준비하려면 작년부터 모아온 돈에, 1월 저축까지 손을 대야 하는데 이게 맞는 선택인가 등록금 내기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한참을 망설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학교를 다시 다니는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격증을 얻게 되면 더 나은 근무 조건을 기대 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에 계좌에서 큰돈이 사라지는 것은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과도 같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결국 등록을 해버렸다. 저축을 해서 1만 달러가 모이면 투자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멀리 보자면 조금 모인 이 금액을 미래와 나를 위한 작은 투자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미리 투자 연습을 시작한 것이라 생각하니 학교에 다닐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었다. 이 나이에 다시 학교에 다닐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지만 이 걱정 되는 마음을 스스로 다독이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야말로 자기 계발 뿐만 아니라 도전 정신도 일깨울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또한 사소한 일이기는 하나 원래 나는 몇 개의 손가락만을 이용해서 타이핑해 왔는데 올해 들어 시작한 자기 계발의 일환으로 타이핑 연습도 시작하였다. 지금은 키보드는 전혀 보지 않고 모니터만 보며 열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하고 있다. 원래 치던 타법에 비하면 속도 자체는 조금 느리기는 하다. 하지만 계속 연습하면 속도는 점점 붙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어쩌면 예전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내 웹사이트를 만들고, HTML과 CSS 그리고 PHP와 JavaScrip도 배우고 실습하고 있었다. 쓰고 보니 나는 생각보다 의외로 많은 것을 해왔구나 싶어서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작년 한 해는 내 인생 제2의 암흑기라고,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금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몹시 처참하고 비루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연말부터 의식적으로 조금씩이나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스스로 바뀌고자 노력하고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면서 1달 만에 꽤 큰 변화가 생겼다. 사실 내가 한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니다. 가계부 쓰기, 예전보다 몸을 조금 더 움직이기, 물 마시기, 명상하기, 타이핑을 연습하거나 새로운 언어를 조금씩 배우기, 책 읽기. 이렇게 하나 하나 따로 때어서 보면 정말 사소한 일들뿐이다. Gym 회원권을 끊어서 고강도 트레이닝을 하며 엄격한 식이요법을 강행하고 있지도 않고, 당장 저축계획은 학교와 나쁜 소비습관으로 인해 실패했다. 하지만 계획적으로 시작한 좋지만 사소한 새로운 몇가지 습관이 또 다른 좋은 습관을 불러 모아 이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더해지고 쌓여서 육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풍족해졌음을 느낀다. 사실 플랭크도 ‘산책을 많이 못 하니 이거라도 해볼까? 이거 좋은데’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고 물 마시기도 산책을 하다 보니 목이 말라서 많이 마시게 된 것이 습관화 된 것이다. 명상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고, 작년 한 해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피폐해졌던 것을 조금 나아지게 할 수 없을까?’ 해서 하루 3분 하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다. 가계부는 쓰면서도 ‘이걸 대체 왜 하나’ 싶었으나 연말 정산을 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이런 몹쓸 소비 습관을 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 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주었고 어떻게 지출을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계부 쓰는 것은 하루에 2분이면 충분했다. 이런 식이다. 내가 생각했던 “더 나은 삶”이라는 것은 매일 조금씩 하는 사소한 변화로 인해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느낌이고 어떻게 보면 이 쉬운 것들을 왜 진작 시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번 글에서는 올해 되고 내가 새로 시작하게 된 것들과 그것들이 불러온 변화에 대해 나열했을 뿐이다. 다음 글에서는 최근 나의 하루 루틴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이번 글에는 언급하지 않았던 것들도 적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습관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하고 집중적으로 이야기 해보고 싶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